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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노무현 대통령, 한국정치 발전에 대한 우려와 제언 피력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작금의 한국정치 현실에 대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청와대브리핑은 노 대통령이 지난 4월 23일 작성한 ‘정치지도자’에 대한 글과 재보선 직후인 4월 27일 작성해 비서실에 검토 지시를 한 ‘정당’에 대한 글을 함께 묶어 ‘정치, 이렇게 가선 안됩니다’(부제-한국정치 발전을 위한 대통령의 고언) 제하로 2일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을 통해 최근의 우리 정치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는 기본도 없고, 원칙도 없고, 대의도 없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며 여-야의 질서, 가치와 신념에 대한 믿음, 정치신의에 따른 도리,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등이 모두 실종된 느낌이고, 오로지 대선 승리와 국회의원 선거만을 계산한 얄팍한 처신이 정치판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이다.

노 대통령은 이처럼 격돌과 이합집산의 변화무쌍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정치지도자, 결단과 투신이 중요

노 대통령은 첫번째 글에서 요즈음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분들의 행보를 보면 어쩐지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든다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충고했다.

노 대통령은 권력의 자리든, 지도자의 자리든 그리 만만한 자리는 아니라며 평생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한다고 그냥 되는 일이 아니며 하늘이 도와야 하는 자리라고 전제한 후 나섰다가 안 되면 망신스러울 것 같으니 한 발만 슬쩍 걸쳐놓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될성 싶으면 나서고 아닐성 싶으면 발을 빼겠다는 자세로는 결코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말해야 한다며 반사적 이익만으로 정치를 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자기의 정치적 자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잘못한 일은 솔직히 밝히고, 남의 재산을 빼앗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있으면 돌려주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 하며 ‘경제가 나쁘다’ ‘민생이 어렵다’ 이렇게만 말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며, 아무 대안도 말하지 않고 국민들의 불만에 편승하려 하거나, 우물우물 국민들의 오해와 착각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소신도 아니고 대안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의식한 흔적이 다분히 엿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은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하는 것이며, 책임정치의 주체도 개인이 아니라 정당이므로, 거저 먹으려 하거나 무임승차를 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있는 당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을 만들거나, 당이 갈라져 있어서 곤란하다 싶으면 당을 합치는데 기여하거나, 당이 합쳐지지 않으면 스스로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지 여러 당이 통합하여 자리를 정리해 놓고 모시러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범여권 유력 대통령 후보로 러브콜을 받아오다 결국 중도하차한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을 겨낭한듯 하다.

 노 대통령은 또 경선을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민주주의 원리와 규칙을 부정하는 것이며, 경선에 불리하다고 해서 당을 뛰쳐 나가는 것이나, 경선판도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당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하는 것 모두가 경선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치는 것으로 역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경선 규칙과 관련해 당내 논란을 벌이다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빗대어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보따리장수같이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며 손 전 지사에 대해 혹평을 한 적이 있었다.

노 대통령은 정치는 공익을 추구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정치적 이익만을 셈하여 정치를 해서는 안되며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민주주의는 마치 운동경기와 같이 규칙으로 하는 것이며 국민이 심판이라는 것. 때문에 투명하고 알기 쉽게 해야 하며, 복잡한 정략과 권모술수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콩이면 콩, 팥이면 팥이지 왜 애매하고 혼란스럽게 하느냐는 질타다.

정당, 가치와 노선이 중요

노 대통령은 두번째 글에서 4·25 재·보궐 선거를 둘러싸고 납득하기 어려운 평가와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정치현상에 대한 개념 규정이나 평가가 잘못되면 정치가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 근거로 왜 한나라당의 참패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세 곳 중 지역성이 강한 두 곳에서는 각기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이 승리하고, 지역성이 강하지 않은 곳에서는 한나라당이 이겼다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후보, 그리고 지방선거의 무소속 당선자들은 한나라당과 전국적 차원의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않았는데, 정치의 큰 판으로 보면 한나라당은 경기도 화성에서 이겼으니 참패한 선거라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전국 모든 선거를 석권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참패’라고 하는 것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한나라당이 ‘대한민국 유일당’이 되기라도 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의 사실상 패배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간과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경기도 화성에서 졌고, 다른 지역에선 쌍방간의 합의에 근거한 연대인지 일방적인 연대인지 알 수 없지만, 연대를 한다며 후보도 내지 않았으며, 더구나 막상 당선된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을 우습게 대하니 그야말로 쓰라린 패배를 맛 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대의도 없고 실속도 없는 연대를 한 것이 선거에서 참패한 것보다 정치적으로 더 큰 패배일 것이라는 지적.

노 대통령은 선거 후유증을 겪는 한나라당 처지를 덮어주기 위해서이거나, 비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열린우리당 상황을 일방적으로 책망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우리 정치권이 본질을 솔직하게 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고 그게 국민들 앞에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현재 열린우리당은 4·25 재·보궐 선거의 책임을 물을 대상조차 모호한, 기이한 처지에 빠져 있는데다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대통령은 이미 당에 없으니 대통령 책임을 들고 나오기도 어려운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곤경에 빠진 정당을 수습하기 위해 억지로 짐을 진 사람들이며 게다가 당 한쪽에서는 통합 아니면 당을 나가겠다고 하는 마당에 일방적인 연대라도 안할 수 없었을 것이니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책임을 따진다면 이미 당을 깨고 나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여전히 ‘통합노래’를 부르며 떠날 명분을 만들어 놓고 당을 나갈지 말지 저울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해야 할 것이나 이 또한 책임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당장 당이 깨질 판이니, 책임 이야기는 꺼낼 형편도 아니라며, 정치, 참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저는 비록 당적을 정리했지만, 열린우리당이 지금 처해 있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은 정치 상황과 맞물려 중요한 문제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각 정치세력이 기본을 갖춘 조직을 형성해 건전하게 맞서는 구도가 형성돼야 수준 높은 정책대결이 가능하다며, 또 그 이전에, 산적해 있는 민생법안 개혁법안이 표류하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을 견제할 정치세력의 부재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제언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열린우리당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열린우리당은 2년 전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결과에 대한 책임을 놓고 당이 시끄러웠으며 대통령이 공격을 당하고 지도부가 교체되었고, 1년 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그랬고, 이번에는 아예 당을 깨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다고 상기시키며. 말로는 통합을 내세웠으나 실은 당을 깨고 정치구도를 지역으로 재편하여 살길을 찾자는 주장이었고, 대선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내세웠으나 대선이 목적이라면 당을 합치지 않고도 후보 간 연대가 가능한 일이니 굳이 당을 깨자고 할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통합에 대한 아무런 전망도 없이 당부터 깨자고 한 것을 보면 각자 살길을 찾자는 속셈이 아니었는가 싶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열린우리당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창당시의 대의와 결단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참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며 물론 열린우리당의 연이은 패배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이후 당이 책임을 놓고 그렇게 싸우지만 않았더라면, 어렵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끈기 있게 국민을 설득해 왔더라면, 비록 선거에서 이기지는 못했을지라도 당의 존립 자체가 표류하는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글의 말미에서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정치는 상생과 통합이 아니라 대결과 분열의 정치이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책임있는 행동보다 당부터 깨고 보자는 것은 창조의 정치가 아니라 파괴의 정치라며, 가치와 노선보다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몰두하는 정치는 선거에서도 역사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며 글을 끝냈다.

김국태 기자  kimkt@assembl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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