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칼럼/파주신도시의 이상과 현실

칼럼/파주신도시의 이상과 현실

  • 기자명 조주연 대표기자
  • 입력 2007.12.07 16:44
  • 전체기사 421,176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속수무책이라는 말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지방 아파트가 대책없이 미분양을 쏟아내더니만 급기야 서울의 턱밑에 있는 2기 신도시중 하나인 파주신도시마져 미분양의 쓰나미에 휩쓸려 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김포 등 수도권에서 민간 아파트가 배짱 분양가를 내걸고 나설 만큼 여유가 있어보였지만, 파주신도시가 3순위 청약까지 거치면서도 19%의 미달 사태를 초래하자 모두가 할말을 잊고 말았다.

이젠 지방 뿐만 아니라 서울, 수도권 모두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참여정부가 회심의 역작처럼 내세운 파주신도시까지 외면을 받을 정도면 앞으로 미분양 사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파주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함으로써 매우 싼 가격에 시장에 나왔다. 더구나 입지 조건도, 건설 계획도 모두 만족할 만한 곳이었다. 까다로운 청약가점제가 적용되므로 순위 경쟁에 밀려날까봐 실수요자들의 걱정이 태산만큼 무거울줄 알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치열한 청약전쟁은 커녕 썰렁한 반응에 되레 정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는 전국에 걸쳐 11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월 이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올 연말과 내년 초에 밀어내기 물량을 쏟아내는 아파트 만해도 무려 10만 가구가 넘어설 전망이다. 그래서 큰 일이다. 수요층이 좀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는데 이 많은 물량을 어떻게 빨아들일 수 있을지 대책이 서질 않고 있다.

파주신도시처럼 값싼 아파트도 외면 당하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들 물량을 누가 관심이나 가질지 난감하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을 대폭 해제하는 등 허둥대며 모처럼 시장친화적인 미소를 띄고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이 사태를 잠재울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나마 일부 규제를 해제한 것을 놓고 정부가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건설회사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지만, 시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무관심해 공허한 메아리처럼 허공에서 힘없이 주눅들고 있다. 미분양 여파로 이미 지난달 현재 13개의 건설회사가 줄도산을 했다.

지방경제는 더욱 피폐한 모습이다. 앞으로도 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우리 경제의 피로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규제를 모두 끌어모아 대못질을 해두면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이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이다.

반값 아파트도 시장으로부터 철저히 무시 당했고, 분양가 상한제로 집값을 싸게 했어도 수요자들을 모으지 못했다. 그런데도 규제 타령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할 때이다.

조주연 대표기자

저작권자 © 국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안내 기사의 수정 및 삭제는 정기구독자 에게만 서비스 합니다
제보 국회일보는 여러분의 제보로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비리와 공무원의 갑질과 불편부당한 사건 사고 등을 제보 (국회일보 신문고 이용)

국회일보 국회와 유권자 소통의 메신저 -국회일보 - www.assemblynews.co.kr 국회일보는 국회 전문지로 국회 의정활동, 국회의원, 국회 관련 정책과 지방의회 관련 정보 등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보도평가에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회일보는 국회 의정활동을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도하는 언론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대한민국 국회의 주요 활동을 보도하는 유일한 언론사이며, 국회의 활동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