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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석 미스터리’…사퇴 직전까지 통일정책 자문받아

‘최대석 미스터리’…사퇴 직전까지 통일정책 자문받아

  • 기자명 국회일보
  • 입력 2013.01.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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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 중도하차 의혹 증폭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을 맡았던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최, 당일 오전 국정원 보고 참석
오후 4시까지 정세현 전 장관 만나
통일정책 청취…사퇴 기색 없어
오후 5시, 인수위원장 면담 뒤…
‘일신상 이유 아닌 그런일 때문’ 사의
5·24조처 해제놓고 김장수와 갈등설

 

“나도 백방으로 취재했는데 정말 모르겠다. 내부 정보를 통제해도 말이 돌 텐데 신기할 정도로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다.”

 

박근혜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14일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의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사퇴 배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퇴 배경에 대한 온갖 관측이 난무하는 등 의혹은 확산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인수위는 최 원장의 사퇴 배경을 “일신상의 이유”로만 설명한다. 최 원장은 13일 박 당선인의 캠프 시절부터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조금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두게 됐다. 개인 차원의 비리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라”고만 밝혔다고 한다.

 

최 원장의 12일 행적을 짚어보면 더욱 궁금증이 인다. 그는 이날 오후 5시께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최 원장은 사표를 내기 직전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정 전 장관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토요일 오후 시내 한 카페에서 최 교수를 만났다. 앞으로 통일부가 중심을 잡고 잘해나가야 남북관계를 풀 수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그때 사퇴 얘기는 없었고, 별다른 점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최 원장과는 잘 아는 사이다. 내가 장관도 했고 하니 그때 경험 등을 듣고 싶어 만난 것 아니겠냐. 오후 4시께 헤어졌는데 왜 사퇴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날 점심도 한 남북관계 전문가와 같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그에 앞선 오전 10시엔 인수위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업무보고에도 참석했다. 그는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이 12일 오후 4시 무렵까지도 업무에 의욕을 보였다고 추론할 수 있는 셈이다.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새누리당 의원은 “최 원장이 토요일 저녁 김용준 위원장을 만나고 나오더니 ‘일신상의 이유는 아니고 그런 일이 있어서 그만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 원장이 말한 ‘그런 일’에 대해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그런 일이 뭐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 안팎에선 최 원장이 말한 ‘그런 일’이 안보강화를 명분으로 강력한 대북정책을 주창해온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위 간사와 유화적인 접근론을 펼쳐온 최 원장의 갈등이 타협 불가능한 단계에 이른 것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인수위에서 논의한 국가안보실 개편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유출자 문제로 갈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11일 인수위 업무보고를 전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2010년 천안함 침몰 이후 남북 사이에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한 5·24 조처 해소 방안을 두고 정면 대립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 원장은 기고문을 통해 “5·24 조처의 단계적 해제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지자, 외교전문가를 발탁하던 외교·국방·통일분과위 간사에 국방장관 출신 김장수 전 의원을 발탁하며 강력한 대북정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온 박 당선인이 최 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장수 간사는 자신과 최 원장의 알력설에 대해 “알력? 내가 알력을 부릴 사람이야? 윤병세(인수위원)가 알력을 부릴 사람이야? 절대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국방위 업무보고가 마무리될 무렵 사무실을 나온 최 원장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봤어? 눈물 봤어?”라고 되물었다.

 

전후 사정을 종합해보면 ‘뭔가 개인적인 일이 아닌 업무와 관련된 이유’로 11일부터 최 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12일 저녁 무렵 가닥이 잡혔을 가능성이 있다. 박 당선인의 의중이 최 원장의 사퇴에 영향을 끼쳤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신승근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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