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방문진의 반란', MBC 김재철 사장 해임 결정

'방문진의 반란', MBC 김재철 사장 해임 결정

  • 기자명 국회일보
  • 입력 2013.03.26 21:56
  • 전체기사 418,533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김재철 사장을 해임했다.

방문진이 1988년 설립된 뒤 MBC 사장 해임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방문진 이사회의 'MBC 김재철 사장 해임'은 '방문진의 반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방문진 이사회를 하루 앞둔 25일 밤 상황은 김재철 사장 해임 불가론이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야권의 김 사장 해임 주장에 발끈하면서 사실상 해임 반대 입장을 밝힌 데다 여권 추천 이사들이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번에도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굳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여당 추천으로 김재철 사장 해임안 상정에 동의했던 차기환 이사는 "이사회가 열려봐야 알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해임안 상정에 앞장섰던 김광동 이사는 "토요일 발언을 후회한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나 여권의 기류도 '김재철 사장 후임을 정한 뒤 해임을 해도 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지난 23일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전격 상정되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26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사회는 해보나마나 김재철 사장 유임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26일 오전 방문진 이사회가 예정대로 열렸지만 기류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여권 추천인 박천일 이사와 차기환 이사가 해임 불가론을 적극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5:4로 해임안이 전격 가결됐다.

야권 추천 이사인 최강욱 선동규 권미혁 이사가 해임에 동의했고 여권 추천 이사 가운데 2명이 해임안 찬성에 동참한 것이다.

MBC 출신인 김용철 이사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주장해 왔으므로 나머지 한 표가 누구냐 하는 것인데 김광동 이사와 김충일 이사 2명 중 한명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무게는 김광동 이사 쪽이다. 우선 23일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 상정을 주도했고 직접 해임안을 방문진 사무처에 제출했다. 그리고 26일 이사회에서도 해임안 반대 입장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그동안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는데 앞장섰지만 이번 이사회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그래서 김광동 이사가 해임안에 찬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충일 이사일 가능성도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가 하금렬 청와대 실장과 박근혜 대선 캠프 김무성 총괄본부장의 전화를 받고 해임안을 부결시켰던 만큼 이번에는 동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방문진의 반란'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재철 사장의 조급증이 가장 큰 이유다. 김 사장은 지난 22일 금요일 밤 사내 인트라넷에 지방 MBC와 계열사 임원 인사안을 전격 공지했다. 방문진 이사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김 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방통위 한 고위관계자는 "김 사장이 정권이 바뀌었다는 걸 체감하지 못하고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번째는 '청와대의 묵인'이다. 청와대가 김재철 사장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번에도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김재철 사장의 해임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지만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건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통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처럼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해임안이 통과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긴급담화문에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재우 이사장이 경질되고 김문환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은 예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문제였을 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김재철 사장은 무리수를 두다가 해임의 명분만 제공하고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이 결정되자 후임 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광한 현 부사장의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 안팎에서는 안광한 부사장을 비롯해 황희만, 정흥보, 차경호, 구영회 등 MBC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저작권자 © 국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안내 기사의 수정 및 삭제는 정기구독자 에게만 서비스 합니다
제보 국회일보는 여러분의 제보로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비리와 공무원의 갑질과 불편부당한 사건 사고 등을 제보 (국회일보 신문고 이용)

국회일보 국회와 유권자 소통의 메신저 -국회일보 - www.assemblynews.co.kr 국회일보는 국회 전문지로 국회 의정활동, 국회의원, 국회 관련 정책과 지방의회 관련 정보 등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보도평가에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회일보는 국회 의정활동을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도하는 언론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대한민국 국회의 주요 활동을 보도하는 유일한 언론사이며, 국회의 활동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