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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이 만난 사람/신연수]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박근혜 대통령 장점 많은 분, 주변에서 보좌 못하고 있어”

   
▲ 헌정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오전 6시 반 서울 구로동 집에서 나와 하루 종일 일하다 오후 10시 넘어 집에 가는 생활이 45일을 넘었다고 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여자 검투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온몸을 던져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다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들은 ‘쌈닭’처럼 여긴다. 자신도 이미 알고 있는지 헌정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가 됐을 때 그가 처음 한 말은 “나도 눈물 많은 여자”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제1 야당의 원내 사령탑이 된 후 소통과 부드러움을 강조해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폭풍 같은 한 달’을 보냈다는 그를 지난주 초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만났다.

―원내대표가 되고 뭐가 가장 달라졌나.

“국회의원은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운다. 원내대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게 많다. 전체를 운용해야 하니까. 집안으로 치면 엄마의 역할이라고 할까. 당 대표가 아버지라면 원내대표는 어머니라 할 수 있다.”

―한 달여 동안 변화가 있다면….

“제가 국회의원 한 지 10년 됐다. 그동안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둘씩 바꾸고 있다. 예를 들면 이 옆방이 원래 원내대표실이었다. 굉장히 큰 방이었는데 의원 회의실 겸 카페로 바꿨다. 나는 부속실이었던 방을 쓴다. 작으니까 오히려 짜임새 있고 좋은 것 같다. 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주례 회동을 시작했다. 국회 사상 처음으로 원내대표 간 월요일 11시에 매주 만난다는 약속이 돼 있으니까 소통이 좀 안 되더라도 다음 주에는 어떻게 해결이 되겠지 그런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교조 문제 국제기준 따라야

―세월호 진상 규명과 후속 대책이 국민의 바람과 달리 진전이 잘 안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유가족이나 국민들이 바라는 쪽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잘 안 들어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법외노조라는 1심 판결이 났는데 전교조는 반발해 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어떤 해법을 갖고 있나.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사항이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노동문제는 국제적 기준을 따르는 게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노동문제에서 계속 갈등이 일어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니까.”

―국회가 법을 개정하면 되지 않나.

“법은 제출돼 있는데 새누리당이 반대하니까….”

―법은 나중에 고치더라도 우선 선생님들이 법을 따라 학교에 복귀하도록 야당이 설득할 생각은 없나.

“그렇게 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장을 할 때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통과를 막아 새해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법사위는 법적 문제만 검토해야 하는데 해당 상임위와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내용까지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왔다.

외촉법 저지 잘했다 생각해

“외촉법 개정을 막은 것은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투자를 그냥 다 할 수 있는데 법을 일부러 고친 것이다. (사실상) SK와 GS 특혜법인데 SK에 특혜를 주기 위해 GS를 들러리 세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 법만 통과되면 마치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엄청 늘어날 것처럼 청와대가 국민을 호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투자를 했지 않나.

“SK가 조금 투자했지만 그 정도를 위해 국회가 법을 고치는 건 선진 의회가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 투자할 테니 법 고쳐줘’ 하면 미국 의회가 법을 고쳐주나? 특히 요즘 세습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많지 않은가. 이건 세습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나중에 악습의 고리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다시 되돌리는 게 맞다.”

―외촉법은 세습자본주의와 관계없지 않나.

“재벌의 손자들이 외국인(국적)인 경우가 많다. 악용될 소지가 굉장히 많다. 국내에서 해외로 빼돌린 자금을 다시 갖고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 법을 대통령이 확실하게 이해했다면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주변에서 누군가가 대통령에게 감언이설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편집자 주: 뭔가 착각하는 게 아닐까. 외촉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세울 때 100% 투자해야 하던 것을 50%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외국회사가 투자하도록 완화한 것이다. 50%만 투자해도 되는데 굳이 외국인으로 가장해 나머지를 더 투자할까봐 걱정하는 건 좀 희한하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재벌의 손자와 아무 관계가 없다)

―지금도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처럼 통과되지 않는 경제 법안이 많다. 70여 개가 국회에 계류 중인데….

“모르겠다. 그건 제가 아직 파악을 못했다. 계류가 되고 있으면 뭔가 다 문제가 있을 거다. 예를 들면 세월호 선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린 문제는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반대하는 의원들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근데 반대 없이 통과됐다든지, 아니면 논쟁의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다 문제가 있는 것이다.”

獨 메르켈 총리가 정치 롤모델

―세월호 선령 연장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어서 국회에서 직접 한 건 아닐 것이다.

“네…. 법사위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법들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법들이다. 정부 부처 간에 서로 이견이 있어 국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의원입법을 통해 들어오는 법이다. 이것이 법사위에서 충돌하는 거다. 조정 기능은 어디선가 해야 한다.”

―한 사람의 여성 정치인을 넘어 대표적인 인물이 됐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어떤 롤 모델이 되고 싶은가.

“여성 정치인 중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치를 굉장히 잘하는 것 같다. 첫째는 정직하다. 두 번째는 경청한다는 것. 셋째, 문제가 발생하면 절대로 독단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을 모두 다 불러서 합의를 도출한다고 한다. 또 굉장히 겸손하면서 소박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메르켈과 친하다는데 박 원내대표와 통하는 것 같다.

“저도 옛날에 박 대통령 인터뷰할 때 보면 장점이 많은 분이다. 부패로부터 자유롭고 국가를 위해 자신의 철학을 심으려고 굉장히 애쓴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좌를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야당이 처음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에 전순옥 의원을 동행시켰다.

“전 의원이 참 잘 갔다 왔다고 하더라. 상대측에서도 전 의원에게 예우를 잘해준 듯하다. 대통령과 단독 면담도 했다고 한다. 노사관계를 풀지 않으면 창조경제도 없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더라. 대통령은 진지하게 들었고 몇 군데 대통령이 방문하면 좋을 곳을 추천해서 대통령이 가보시겠다고 했다고 들었다.”

‘논문표절 보도’ 국정원 공작 의심

―작년에 일부 언론에서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논문이 표절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건 국정원 댓글 사건처럼 국정원의 공작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거와 연관돼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국정원과 상관없이 개인이 한 일 아닌가.

“개인일 수도 있지만 일련의 흐름들이 뭔가 순수하다고 보진 않는다. 학교에서 아니라는데도 계속….”

(※서강대에서 한 인터넷언론 측에 보낸 예비조사 결과 회신은 이렇다. “포괄적 출처 표시·재인용 표시 미비 등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부 표절과 연구윤리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연구방법 결과 결론 등에서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되고…검증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장 후보에도 도전한 적이 있다. 정치적 포부는 뭔가.

“원래 정치권에 들어올 때도 뭐가 되겠다고 들어온 건 아니다. MBC 경제부 기자를 하면서 경제파트 쪽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법으로 고쳐 보자, 경제부장을 할 때 재벌들이 어떻게 로비를 하고 어떻게 특혜를 챙겨 가는지를 내 눈으로 봤기 때문에 이거는 고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하게 됐다.”

―정치를 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겠다.

“법이 통과되면 사회제도가 바뀐다. 비근한 예로 대한변협 회장이 간선제였다. 제가 직선제로 바꿨다. 그동안 대한변협 회장은 서울 출신만 할 수 있었는데 바로 다음 해부터 지방 출신이 회장이 됐다. 제도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朴원내대표는▼
앵커출신의 3選 의원… 한때 재벌공격수 명성

박영선 원내대표는 방송 앵커 출신으로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MBC에서 여성으로선 처음 단독 앵커를 맡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특파원과 경제부장을 지냈다.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들어와 ‘금산분리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경제부 기자 시절 BBK 설립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취재한 적이 있다는 그는 2007년 대통령 후보가 된 MB에게 “저 똑바로 못 보시겠죠?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는 BBK 문제로 검찰이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바람에 남편은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한다. 남편 이원조 변호사는 미국 국적이었다가 최근 한국 국적으로 바꿔 국내에서 일하고 있다. 아들도 이중국적인데 그는 “아이가 아빠를 따라 미국 국적을 갖게 되어 어쩔 수 없었다. 100번을 물어봐도 떳떳하다”고 주장했다. 2012년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에 뽑혔고 19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뒤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이 됐다.

2010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썩은 양파껍질을 벗기는 느낌이다”고 일갈했고 이번에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자 “바람 빠진 재생타이어”라고 말하는 등 순발력 있고 톡 쏘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직설적인 말이 동료 의원들이나 기자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전화통을 붙잡고 30분이고 1시간이고 항의하는 바람에 기자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원내대표가 된 뒤엔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이 아닌 기사를 쓰니까 그렇다. 사실과 다른 건 바로잡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항의 전화를 한 기사들 가운데 뭐가 사실과 달랐는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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