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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승자박' 한국GM, 깊어지는 불신의 골
   

유독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뒤로하고 다가올 혹한기를 예고하듯 찬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뼈속을 파고드는 계절. 지난 겨울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며 또 다시 한국 지엠 사태가 풍전등화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측과 노조, 그리고 산업은행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지난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나머지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19일 글로벌 지엠이 긴급 주주총회를 통해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강행하며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지난 여름 묵혀뒀던 한국지엠 사태가 다시 악화 일로에 쳐했다. 이번 결정으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고 산업은행은 정상적 주주총회가 아니었다는 점과 법인 분할은 정관상 주주 총회 특별결의상항에 해당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여기에 인천시는 그 동안 한국지엠에 무상으로 빌려줬던 청라주행시험장 부지를 회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청사진을 내놓은지 5개월.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법인 분리로 촉발된 사태는 결국 지난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한국지엠지부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노사가 단체교섭을 진행하라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며 당장의 총파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산업은행이 법원에 제출한 법인 분리 금지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되며 한 템포 돌린 분위기.

   

한국지엠은 이번 법인 분리가 한국시장 철수와 연관이 없고 신설 R&D 법인은 신차 개발을 위한 미국 본사와의 직접 협업으로 제품경쟁력을 높이고 경영정상화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리되는 법인은 차세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자인 및 개발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R&D 법인 분리는 반가운 소식이나 정작 이해 관계자 즉, 노조와 산업은행에 대한 설득과 합의 없이 강행됐다는 부분에서 불신을 자초한 상황이다.계속되는 '먹튀'설을 종식시키기 위한 절차였다면 군산공장 철수 이후 불안한 노조의 상황을 아우르는 방편이 앞서야 했고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산업은행에게도 투자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 과정을 밝혀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한 것들은 무시되고 대화는 단절됐으며 오해(?)를 낳았다. 그리고 오해는 지난 겨울에 이어 서로에게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드리웠다.

지난 10일 공시된 회사분할 결정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금 3911만원 규모의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주요 사업은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지분 비율은 지엠 계열사 76.96%, 산업은행 17.02%, 상하이 자동차 6.02%로 이뤄졌다.

   

한편 지난 4월 정부는 한국지엠의 경영 정성화를 위해 총 70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입을 밝힌바 있다. 지엠은 기존 한국지엠의 빚을 전부 출자전환하고 신규 자금 투입 규모는 처음 제시한 23억달러보다 13억 달러 늘려 총 6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역시 신규투자에 있어 17%의 지분율 만큼 투자하기로 함에 따라 당초 예상액에서 3000억원 정도가 늘어난 7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또 당시 '먹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엠이 한국지엠의 지분을 10년간 팔지 않는 안과 주요 사안에 대해 산업은행이 거부할 수 있는 '비토권'을 정상화 방안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지난 7월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의 글로벌 소형 SUV 생산을 확대하고자 총 5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고 연간 7만5000대까지 내수 및 수출 물량을 추가 생산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배리 엥글 지엠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이 지엠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콤팩트 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 및 차량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고 밝히고 "신규 차량 개발 업무 수행을 위해 100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함으로써 한국지엠의 전체 연구개발 인력을 3000명 이상으로 확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 및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일련의 신규투자는 지난 5월에 발표된 2개 신차의 개발 생산을 위한 28억 달러의 투자 계획 및 최근 완료된 총 28억 달러 규모의 부채 해소를 위한 재무 상태 개선 방안에 뒤이은 것"이라며, "이번 발표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지엠 본사 차원의 장기적 약속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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