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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다 가져라"는 통합당도 걱정…위원장 0명, 가보지 않은 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충북 보은군 법주사에서 머물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났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국회의장 선출과 6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여의도를 떠나 충청과 호남 등 전국 각지의 사찰을 돌며 칩거를 이어오고 있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뉴스1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지난 15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일주일째 은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법제사법위원장이 아니면 상임위원회 전부 포기' 원칙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라도 가져오자는 '실리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협상으로 가는 모든 퇴로를 차단하면서 대세는 명백히 강경론으로 기운 분위기다.

당분간은 상임위원회 문제에서 통합당의 일사불란한 태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에 대한 불만을 기반으로 한 강경론이 상임위원장 18석 전석 포기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를 언제까지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2일 현재까지 통합당의 원칙은 변함이 없는 상태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오늘까지도 우리 당이 견지하고 있는 입장은 달라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지난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협상을) 안 하려고 한다, 그런 협상은 없다"며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고 재차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회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카드를 던졌지만 한층 강력한 지지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상황을 만든 원인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고, 누가 협상했어도 결과는 별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상임위원회 강제배정'에 대한 반감도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지고 있다.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국회에서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리는 상임위원회 활동을 의장이 임의로 지정했다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복귀 시점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주 원내대표가 잠행을 이어가는 동안 리더십을 한층 굳건히 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의석수 비율대로 7개 상임위원장 자리라도 가져오자는 '실리론'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한 영남 지역 3선 의원은 "그런(실리론)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당내 분위기가 굉장히 강경하다"며 "여당이 국회 폭거를 자행하고, 제1야당 원내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위원장을 맡을 수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등원론'을 제기했던 또 다른 영남 지역 3선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느냐 마느냐는 이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문제는 이제 민주당이 21대 국회를 협치 체제로 가져갈 것이냐, 독주 체제로 가져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노선 선택의 문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강제로 상임위원회를 배정받은 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통합당이 민주당으로 공을 넘기기는 했지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형성한 '단일대오'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원구성 원칙으로 내세웠던 Δ상임위원장 자리를 국회 의석비율에 따른 11대 7로 배분 Δ법사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여야 분리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당내에서도 다시 '실리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는 한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박 의장이 원칙을 거두지 않는다면 이를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 명분이 필요하다.

상임위원장 자리 없이 어떻게 의정활동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냐는 위기감도 고개를 들 수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의 실질적 효용에 대해서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권한이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남 지역 한 3선 의원은 "법사위원회를 강탈당하더라도 각 상임위원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각보다 많다"며 "자료제출요청권, 법안상정권, 의사진행권 등을 행사할 수 있고 여당의 잘못된 정책을 부각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을 2년가량 앞둔 시점인데, 상임위원장은 각 직능단체나 이익단체가 제기하는 민원을 (대선 공약 등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그 고리가 끊어진다는 건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고, 국토위원회·정무위원회·예결위원회 등은 개별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를 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외교안보특별위원회 등 별도의 회의체를 꾸려서 의정활동을 꾀한다는 복안이 얼마나 조명받을 수 있을지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정책정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상이지만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로 운영되는 국회에서 당내 별도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가 얼만큼의 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담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밖에 통상 상임위원장을 맡는 3선 의원들의 정치 이력이나 당 소속 의원들이 저조한 입법실적을 내게 될 우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결국은 정부·여당의 실정을 바라야만 한다는 아이러니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결국은 '국민은 없는 싸움'"이라며 "민주당은 '강탈정치'를 하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문재인 정권이 실수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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