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민주당 압승..54년만에 새시대 열어
30일 치러진 일본 총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총 48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했고, 연정이 예상되는 사민당과 국민당은 각각 7석과 3석을, 일본당은 1석을 차지했다. 반면, 자민당은 119석에 그쳐 대패했다.
민주당은 1996년 구 민주당 결성 이래 13년간의 숙원이던 정권교체를 완수하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가 9월 중순 있을 특별 국회 일정을 통해 지명선거를 거쳐 차기 일본 총리가 될 예정이다. 또한, 민주당의 압승으로 사민당과 국민신당과의 연립정부 구성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민주당 총재는 당선 소감으로 "정부의 변화를 선택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한다"며 "국민들이 실현을 원했던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아소 총리는 "자민당의 패배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기 위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일본은 민주당 정권의 탄생으로 정치, 경제, 외교 면에서 '새로운 일본'이 출발하게 된 것이다.
◆ 한국 경제, 수출 증가 기대...한ㆍ일 FTA협상 재개 관심
그렇다면, 한국 경제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2003년 10월 공식협상 개시를 선언했지만 제조업과 농업 개방문제로 입장차를 줄이지 못해 협상이 중단된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진전이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민주당이 수출의존형 산업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우리나라 측면에서는 수출 증가 등으로 이어지며, 다소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 한ㆍ일관계, 양국간 갈등 줄어 들 듯
새 정권 출범이후 한ㆍ일관계에서는 양국간의 갈등 요소가 많이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그동안 양국 간 최대 갈등 요인이었던 총리와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고, 북한의 핵, 미사일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 한국,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한ㆍ일간의 협력을 중요시했던 만큼, 외교에 있어서는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인다.
◆ 日, 금융시장에 호재
일본 금융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일단 민주당의 압승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엔 강세에 대해 반대하지 않아, 외환시장 개입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내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시에떼제너럴의 도쿄법인 외환부문 대표인 사이토 유지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외국인들의 일본 주식 매수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힘입어 일정부문 엔의 평가절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줄리아 증권의 오카모토 마사요시 대표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의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증시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31일 9시22분 현재, 일본 닛케이22지수는 2.10% 상승한 10749.84엔을 기록 중이고, 달러-엔 환율도 93.60에서 93.29로 엔강세를 나타내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일본은 장장 54년간 정권을 장악해온 자민당 시대가 막을 내리고 역사적인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이제는 일본의 새 내각이 정확히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에 주목해야할 시점이다.
뉴스토마토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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