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재명의 자객이 된 원희룡…비명의 자객으로 나선 친명[여의도속풀이]

이재명의 자객이 된 원희룡…비명의 자객으로 나선 친명[여의도속풀이]

  • 기자명 이수용 기자
  • 입력 2024.01.20 09:41
  • 수정 2024.01.20 09:44
  • 전체기사 422,504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총선 시즌이 돌아오면서 여의도에 다시금 '자객 공천'이란 말이 등장했다. 여야 모두 공천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며 자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소위 '자객'들은 경쟁 상대가 낙선돼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자신의 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객 공천은 성공으로 끝나 정치적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기도 한다.

'자객 공천'이란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계기는 2005년 9월 일본 중의원 선거다. 당시 자민당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우정 민영화에 반발해 탈당했던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에 여성 관료, 유명 여배우, 아나운서 등을 내보냈다. 일본 언론은 이를 '자객 공천'이라 명명했다.

그 결과 고이즈미 총리의 자객 공천이 성공하며 중진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이후 우리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자객 공천이란 말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통상 정치권에서는 상대 당의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략공천을 하는 것을 두고 자객 공천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19대 총선 때 경기 광명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을 변호사 출신 신인이었던 이언주 민주통합당 후보가 무너뜨린 사례가 꼽힌다.

자객의 칼끝은 자당 인사를 향하기도 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패한 유승민 전 의원은 "자객의 칼에 맞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후보가 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겨냥한 발언이다.

자객 공천이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공동대표인 5선의 천정배 의원을 겨냥해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에까지 올랐던 양향자 의원을 내보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22대 총선을 앞두고도 '자객 공천'이란 말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여권의 잠룡으로 불리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대표도 "지역구를 그대로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그야말로 '거물급 자객'과의 에이급 빅매치가 성사됐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자객으로 나섰다.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개딸 민주주의,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정치, 이재명 개인 사당화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바로 정청래 의원"이라며 "술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며 승리의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정 의원은 "마포가 그리 만만하냐"고 맞받았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비명계를 노린 친명계의 도전장에 '자객 출마'란 딱지가 붙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최근 비명계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 출마를 공식화하며 "내부 총질하는 의원은 더는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고 했다.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강원도가 아닌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에 출마했다. 친명계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은 비명계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위원장은 지역구를 옮겨 당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고, 양 위원장은 친명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하하기 위해 쓰는 "수박을 깨뜨리겠다"는 발언으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을 받았지만 나란히 예비후보 검증을 통과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 공천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객 공천은 언어도단"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자객 공천이 줄 잇는 이유로 자신의 당선보다 상대의 비(非)당선이 더 효과적인 정치적 구호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난 대선과 같이 여야 모두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 자신에 대한 호감보다 상대의 비호감을 이용하는 자칭 '자객'들이 나온다"며 "이후에도 자객 공천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국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안내 기사의 수정 및 삭제는 정기구독자 에게만 서비스 합니다
제보 국회일보는 여러분의 제보로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비리와 공무원의 갑질과 불편부당한 사건 사고 등을 제보 (국회일보 신문고 이용)

국회일보 국회와 유권자 소통의 메신저 -국회일보 - www.assemblynews.co.kr 국회일보는 국회 전문지로 국회 의정활동, 국회의원, 국회 관련 정책과 지방의회 관련 정보 등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보도평가에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회일보는 국회 의정활동을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도하는 언론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회일보는 대한민국 국회의 주요 활동을 보도하는 유일한 언론사이며, 국회의 활동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