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도권에 출마한 대선 잠룡으로 구성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중량급 인사를 배치해 정치초보 한 위원장 약점을 보완하고, 동시에 지지층 결집과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승리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중앙선대위를 12일 구성했다. 공동 선대위원장은 윤재옥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이 맡는다.
한 위원장은 당의 간판으로서 이번 선거를 이끈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 한 위원장은 적임자란 평가다. 현재 진행 중인 전국 순회에서 한 위원장이 등장하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등 경기,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 나선 당내 중량급 인사도 선대위에 합류했다.
이들은 여권의 잠룡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만큼 각 지역의 대표 주자인 이들을 배치해 수도권 선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한 위원장이 찾지 못하는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당내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을 순회하며 벌써부터 선거지원에 나섰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원 전 장관은 험지 인천 계양을에서 연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 이 대표를 추격하고 있다. 나 전 의원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도권 선거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당의 넘버투로 지도부 공백 등 위기마다 당을 안정적으로 이끈 윤재옥 원내대표는 선거 상황과 민심 등을 총괄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선대위 부본부장 겸 상황실장을 맡아 민심 조기경보기 역할을 하며 윤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한 위원장은 5인 공동체제란 말로 선대위 인사들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영등포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선거 경험이 대단히 풍부한 베테랑 분들 모두의 힘을 모아 국민의힘이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선거운동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대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불출마를 선언한 한 위원장과 대구 달서가 지역구인 윤 원내대표를 제외한 세 사람은 수도권 지역구 선거에 나서야 해 다른 후보의 선거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국혁신당 바람 등 야권이 '정권심판론'으로 결집하는 상황에서 기존 인사를 중심으로 한 선대위 구성이 심판론을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친윤석열계가 아니라서 통합의 이미지를 줄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당 안팎에선 지난 전당대회 당시 친윤계의 견제를 받은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을 '비주류'로 구분하지만, 당시 이들이 친윤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계파 분류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권에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외연확장에서 얼마큼의 효과를 가져다줄지도 미지수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좋은 분들이 힘을 모으고 보태주는 것이 선대위 구성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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