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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모래밭 진주'는 '몰라요·까먹·백지 진숙'"

"박근혜의 '모래밭 진주'는 '몰라요·까먹·백지 진숙'"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3.04.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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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칭송했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그냥 모래'였다."

순간 국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202호) 안은 '빵~'하고 터졌다. 회의테이블에 앉아 있던 10여 명의 당 간부들도, 그들의 발언을 노트북에 열심히 받아치던 30여 명의 기자들도 동시에 박장대소를 터뜨린 것이다. 웃음을 유발한 주인공은 박기춘 원내대표였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 참사 도대체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며 "청와대가 기본적인 자질과 도덕성만 검증했더라도 모두가 검찰총장 청문회처럼 멋진 청문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야 모두 '적격' 판정을 내린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를 빗대, 윤진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몰라요 진숙', '까먹 진숙', '백지 진숙' 청문회 보기에 민망"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수첩이 추천하고, 청와대는 검증을 회피했고, 결국 인사는 참사가 되고 말았다"며 "수첩에서 시작된 인사 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청와대가 얘기한 '모래밭 진주' 얘기를 언급한 뒤, "'몰라요 진숙', '까먹 진숙', '백지 진숙' 청문회를 보는 것 자체가 민망했다"고 맹비판했다.

"해양수산부는 부산시민을 비롯해 군산시민, 인천시민 많은 분들의 기대가 담겨 있다. 해양강국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담겨 있기도 하다. 어렵게 재탄생한 해수부가 무철학, 무비전, 무능력한 인사가 공부나 하고 있을 그런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해수부의 미래를 생각해 조금 더 나은 인물로 찾기 바란다. 윤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진보정의당 등 야당은 이날 윤진숙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잇따른 인사 낙마에 이어 윤 후보자에 대해 다시 내정 철회를 촉구하기에 부담을 느낀 야당이 윤 후보자 스스로의 용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도덕성이 빵점이면 능력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며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황당한 코미디 그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모든 질문에 시종일관 모르겠다, 잊어버렸다는 대답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전문성과 능력을 준비한 인사인지 검증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인물이 이렇게 없나. 과연 임기 내에 내각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넘어서는 인사대안을 시급히 마련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진숙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예정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농해수위는 윤 후보자의 도덕성에 큰 하자가 없다고 보고 3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려 했다. 그러나 2일 인사청문회에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윤 후보자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일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조차 윤 후보자의 자질 및 업무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부적격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 후보자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게 내 불찰"이라며 "기대에 못 미쳐 국민들과 부산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해수부 발전 등 큰 현안에 맞추다 보니 지엽적인 부분에서 답변을 못했으며, 보통 때도 웃음이 많은데 이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처 관계자로부터 자료를 전달받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인터넷 상에서는 윤진숙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내용 일부가 '재미있는 유머'처럼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에도 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해양수산 분야는 물론 국무위원의 성격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겠다" 등의 불성실한 답으로 일관한 동영상 여러 건이 올라왔다. 다음은 보수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등에 올라온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대화 내용이다.

김춘진 의원(민): 수산은 전혀 모르나요?
윤진숙 내정자: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요.
김춘진 의원(민): 큰일 났네. 우리 어업 GDP 비율은 아세요?
윤진숙 내정자: GDP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하하.

홍문표 의원(새): 지금 항만 권역이 몇 개죠?
윤진숙 내정자: 항만 권역이요? 권역까지는 잘…
홍문표 의원(새): 전부 모르면 어떻게 하려고 여기 오셨어요?

하태경 의원(새): 해양수도가 되기 위한 비전이 뭡니까?
윤진숙 내정자: 해양~ 크 크
하태경 의원(새): 구체성이 없지 않습니까?
윤진숙 내정자: 글쎄요.

김선동 의원(통합진보): 천연덕스럽게 친환경 물질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사과하십시오.
윤진숙 내정자: 참! 어떻게 사과해야 돼!(혼잣말) 예, 알겠습니다.

김재원 의원(새): 서면질문을 했는데 답변서는 아무래도 본인이 직접 쓰시지는 못했죠?
윤진숙 내정자: 네
김재원 의원(새): 읽어보긴 다 읽어봤나요?
윤진숙 내정자: 다는 못 읽어보고. 어떤 거는 읽어보고 못 읽어본 거도 있습니다.
김재원 의원(새): 못 읽어보면 어떻게 하나요.

배기운 의원(민): 몇 번이나 (장관직을) 사양하셨나요?
윤진숙 내정자: 두 번 정도 한 거 같습니다.
배기운 의원(민): (청문회장) 기류가 점점 더 우려가 강하고,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두 번 사양했으면 마지막까지 사양하지 그랬나요.
윤진숙 내정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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